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승인 2018.07.27 08:40
▲ 태흥리_소금밭_터
태흥2리에는 소금밭이 두 군데 있다. 둘 다 흙모래가 쌓여 있는 곳인데 포구 서남쪽 바닷가 소금밭을 '뱃머리소금밭'이라 하고, 포구 동북쪽 바닷가를 '안소금밭'이라고 한다.
양쪽 소금밭은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나누어 관습적으로 개인 소유가 인정되었다. 공유수면상에 있는 것이라서 명확한 지적도상의 구획은 안 되었지만 네 귀퉁이에 돌멩이를 박아 '四標'로 구획했다.
주로 음력 5월 장마 기간을 제외한 봄과 여름에 소금을 만들었는데, '웨살' 때에는 바닷물이 소금밭까지 밀려들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다.
흙이나 모래에 소금기를 스며들게 하여 농축시키는 것을 '곤(간, 이하 '곤'자는 모두 아래아 발음임)피운다'고 하는데 태흥2리에서는 곤피우는 데 흙(화산회토)을 이용했다. 해안에 모래가 없기도 하지만, 옛날에는 밭에 석회질 성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표선 백사장에서 모래를 실어다 뿌리기도 했는데도 곤피우는 데는 흙을 고집했다.
염기가 오기 전 음력 2∼3월에 염기를 농축시킬 흙을 소금밭으로 옮겨 놓는다.
흙은 '검은흙'(화산회토)이다.흙을 소금밭에 깔아 충분히 건조시킨다. 잘 말려야 염기가 충분히 농축된다. 바닷가에 깔아놓은 흙에 바닷물을 허벅으로 길어다가 하루 세 번 뿌려 준다.
한 번 뿌려 줄 때마다 소금밭 좌우로 써레질을 두차례 한다. 이렇게 바닷물을 12번 뿌려 준 후에 염기가 충분히 농축된 흙을 당그네로 긁어모아서 '노람지'를 덮어 둔다.
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흙에서 곤물(鹹水)을 뺀다. 곤물을 빼는 데는 일정한 장치가 필요하다. 돌담을 축조하여 흙을 바르고 그 위에 '대바드렝이'를 깐다.
이를 '곤물통'이라 한다. 그 위에 곤피운 흙을 놓고 다시 바닷물을 길어다 붓는다. 바닷물은 흙에서 소금기를 녹이면서 흘러내리는데 이 물이 모아지는 곳을 '곤통'이라 한다.
소금물의 농도는 송진을 띄워 보거나 게를 잡아다 놓아 봄으로써 확인했다. 송진이 둥둥 뜨거나 게가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농도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곤물이 준비되면 가마솥에 놓고 불을 때어 졸여서 소금을 만든다. 이렇게 소금 만드는 장소를 '소금막'이라 한다.
곤물을 많이 만들어 저장해 두었다가 겨울 동안에 소금막에서 일을 하기도 하였다. '태흥리 소금'은 염도가 약하다고 하여 인기는 없었다고 한다. 소금으로는 종달리나 시흥리가 알아주는 고장이었다고 한다.(남제주군의 문화유적 282∼283쪽)
태흥2리 소금밭은 지금은 길·축구장 등으로 바뀌어 흔적을 찾기 어렵다. 사진은 '뱃머리소금밭'이 운동장으로 바뀐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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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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